부산 영도에 위치한 흰여울교회입니다.

신앙의 자리/신학마당 78

[포스트모더니즘③]포스트모더니즘의 일반적 특징

많은 교회와 신학자들은 포스트모더니즘의 흐름이 명백하게 보여주는 반기독교적 측면을 강조하며 경계합니다. 하지만 포스트모더니즘에 호의적인 신학자 제임스 스미스는 양극단의 입장을 배제할 것을 권합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마귀도 구세주도 아니며 모두에게 모호한 카멜레온 같은 존재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게다가 자세히 살펴보면 오히려 교회에 유익한 점도 많이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본문 중) 권수경(고려신학대학원 초빙교수) 포스트모더니즘의 정의 포스트모더니즘은 정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의를 내리는 행위 자체가 포스트모더니즘과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떤 흐름 내지 경향 정도로 규정할 수 있을 따름입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전반적인 흐름에 대한 설명으로는 지난 세기 막바지에 미국의 공영방송 서비스 (..

[포스트모더니즘②]모더니티와 포스트모더니즘

과학계에서 이성이 가진 인식 능력의 한계를 깨달은 것도 근대의 몰락을 부추겼습니다. 우주의 비밀을 다 밝히기는커녕 인간의 앎 자체에 이미 근본적인 한계가 있음을 확인한 것입니다. 과학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고 믿었던 ‘자연주의’가 퇴조하면서 지금까지 이성 하나에 모든 것을 걸었던 많은 영역에서 적지 않은 동요가 일어나게 된 것입니다.(본문 중) 권수경(고려신학대학원 초빙교수) 근대에는 인간 이성의 능력으로 진리를 발견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은 이성을 불신하게 되면서 진리 발견의 가능성뿐 아니라 진리 자체의 존재마저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모더니티의 특징 포스트모더니즘은 ‘포스트-모던-이즘’ 곧 ‘근대 이후 사상’이라는 뜻입니다. 이것은 시기적으로 근대 이후에 왔으며 사상적으로는 근대를 계승하고..

[포스트모더니즘①]포스트모더니즘이란?

오래 전 사사시대에는 왕이 없었기 때문에 각자의 판단대로 행동했습니다. 오늘날은 모두가 자기 마음대로 살기 위해 왕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권수경 (고려신학대학원 초빙교수) 영화 트루먼쇼 中 너도 옳고 나도 옳고 20세기 중반부터 문학, 철학, 예술에 등장하던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개념이 지난 수십 년 어간에 우리 삶 깊은 곳까지 파고들었습니다. 21세기의 시대정신으로 자리 잡은 이 사상은 초고속 문화 매체를 통해 우리의 사고방식, 인간관계, 심지어 사회구조까지 금방 장악할 태세입니다. 그리스도인인 우리도 이 흐름을 벗어나기 쉽지 않습니다. 교회에서도 벌써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 자녀들은 휴대폰이나 SNS 등을 통해 더 큰 영향을 받고 있으므로 이 사조의 실체를 정확하게 ..

[하나님나라①]왜 하나님 나라 복음이 필요한가?

바울이 회당에 들어가 석 달 동안 담대히 하나님 나라에 관하여 강론하며 권면하되, 어떤 사람들은 마음이 굳어 순종하지 않고 무리 앞에서 이 도를 비방하거늘, 바울이 그들을 떠나 제자들을 따로 세우고 두란노 서원에서 날마다 강론하니라. 두 해 동안 이같이 하니 아시아에 사는 자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다 주의 말씀을 듣더라. 하나님이 바울의 손으로 놀라운 능력을 행하게 하시니, 심지어 사람들이 바울의 몸에서 손수건이나 앞치마를 가져다가 병든 사람에게 얹으면 그 병이 떠나고 악귀도 나가더라. (사도행전 19:8-12) 노종문(전 IVP 편집장, 좋은나무 편집주간) 이 말씀은 사도 바울이 전도 여행 중에 에베소 지역에 머무를 때 있었던 일에 대한 기록입니다. 이 말씀에서 우리는 첫째로, 사도 바울이 전한 복음..

자유의지 논쟁의 시작과 현재

자유의지 논쟁의 관건은 우주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건이 물리 법칙에 따라, 즉 물리적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면, 어떻게 행위자의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할 수 있느냐이다. 이 문제가 신경과학이나 물리학의 발전에 의해 해결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지만,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본문 중) 김남호(울산대학교 철학과) ‘리만 가설’은 수학계의 대표 난제로 알려져 있다. 철학에 그런 난제가 있다면 무엇일까? ‘자유의지 논쟁’은 철학계의 난제 중 난제로 손꼽힌다. 그러나 수학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그 난해함의 종류도, 역사도, 그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함의하는 바도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우선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자유의지를 학자마다 조금씩 다르게 정의한다는 데에 있다. 왜냐하면, 자신이 지지하는 견해에 ..

그의 죽음과 부활, 그리고 우리의 애틋한 기억

우리가 이 본문을 읽고 또 읽으면 우리에게는 기억이 창조된다. 위에서 관찰한 것처럼 기억은 사실적 경험과는 다르다.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직접 보고 만지지 못했어도, 말씀과 성령의 권능은 공시적 읽기가 우리 자신의 생생한 경험과 같이 되도록 기억을 창조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감격스럽게 예수가 나에게 행하신 다음 기억을 되살릴 수 있다. (본문 중) 기민석(한국침례신학대학교 교수, 구약학) 기억. 오래전의 일이고 마음에서 사라져 가는 것일까? 아마 그렇다면 기억이라고 부르지 않았을 것이다. 시간이 가도 지워지지 않는 것, 사진이나 영상처럼 되살아나 오히려 시간이 가도 더 생생해지는 것을 기억이라 부른다. 그런데 기억이 늘 행복한 것은 아니다. 정말 싫지만 사라지지 않고 스토커처럼 쫓아다니는 기억이 있다..

없지 않고 있다는 신비

주간 평화교회 106호| 없지 않고 있다는 신비 성경 말씀 : 주님은, 들짐승들이 뜯을 풀이 자라게 하시고, 사람들이 밭갈이로 채소를 얻게 하시고, 땅에서 먹거리를 얻게 하셨습니다. (시 104:14, 새번역) 지난 ‘환경선교주일’에 교우들과 방울토마토 씨앗을 심었다. 기후 위기를 주제 삼은 ‘생태적’ 설교를 나눈 후 결단 예식을 특별히 마련하여, 한 사람씩 앞으로 나와 씨앗 한 두 개씩을 집어 화분에 심게 한 것이다. 심는다, 는 표현은 사실 너무 거창한 말이고 내가 미리 손가락으로 살짝 눌러둔 몇 개의 작은 구덩이에 씨앗을 슬쩍 내려놓으면 되는 일이었다. 그래도 예식을 진행하며 마음이 흡족했다. 교우들의 몸에 무언가 각인이 되는 시간이었을 것 같아서 말이다. 문제는 다음 날부터였는데, 매일 물을 주며..

흡혈박쥐가 우리보다 낫네

주간 평화교회 103호| 흡혈박쥐가 우리보다 낫네 성경 말씀 : 착한 일에 돈을 쓰도록 가르쳐 주시오. 자기가 가진 것은 모두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라는 것을 깨달아 언제든지 다른 사람과 기쁘게 나눌 수 있는 마음의 자세를 가질 때 그들은 참된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쁜 마음으로 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딤전 6:18, 현대어) 요새는 그런 영화가 잘 안 보이는 것 같은데, 제가 어렸을 때는 ‘드라큘라’ 영화가 종종 나왔던 것 같습니다. 아니, 딱 한 번 봤을 뿐인데 인상이 너무 강렬해서 그런 영화를 많이 봤다는 기억의 왜곡이 일어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영화 속 드라큘라는 꼭 뒤에서 슬그머니 다가가 목덜미를 콱 깨물고 피를 빨더군요. 기분이 썩 좋지 않은 장면입니다. 그런 영화 탓인지,..

한국교회 청년지도력은 가능한가?

[웹진 평:상 70호] 무중력세대 | 한국교회 청년지도력은 가능한가? 한국교회 청년지도력은 가능한가? 청년정치의 등장 청년정치가 한동안 우리사회의 이슈였다. 30대 정치인이 한 정당의 대표로 선출되고, 26살의 청년이 여당의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되는 등 청년정치인들이 약진하고 있다. 정당들도 청년 리더십을 갈망하는 사회요구를 반영하여, 청년정치인들을 발굴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청년정치가 우리사회의 핵심 이슈로 떠오른 현상에 대해서 여러 다양한 분석이 있지만, 나는 청년의제를 정치권에서 다루기 시작한 것이 가장 핵심적인 이유라고 생각한다. 예컨대, 공정의 문제, 젠더이슈, 부동산 폭등으로 인한 청년세대의 절망감, 청년빈곤문제, 가상화폐 등등 청년세대가 피부로 느끼며 논쟁했던 이슈들을 기성정치권이 다루..

공동체의 평화는 어디서 오는가

[웹진 평:상 70호] 평.보.성 | 평화는 어디서 오는가 (빌립보서 4:1~3) 1 그러므로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에게 무슨 격려나, 사랑의 무슨 위로나, 성령의 무슨 교제나, 무슨 동정심과 자비가 있거든, 2 여러분은 같은 생각을 품고, 같은 사랑을 가지고, 뜻을 합하여 한 마음이 되어서, 내 기쁨이 넘치게 해 주십시오. 3 무슨 일을 하든지, 경쟁심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겸손한 마음으로 하고, 자기보다 서로 남을 낫게 여기십시오. (빌립보서 4:1~3) 빌립보 교회는, 교회라면 마땅히 수행해야 할 평화로운 일들을 잘 해내고 있는 공동체였습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에게 무슨 격려나, 사랑의 무슨 위로나, 성령의 무슨 교제나, 무슨 동정심과 자비가 있거든"(1절). 바울이 인정하는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