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에 위치한 흰여울교회입니다.

신앙의 자리/믿음의 자리 86

하늘에 닿는 기도 -6

사람들은 마치 자기 뜻을 하늘에서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 기도인 줄 알고 간절히 기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기도의 본질이 아닙니다. 사람의 뜻을 하늘에서 이루는 것이 아니라 기도를 통하여 하늘의 뜻이 자기에게서 이루어지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라고 기도합니다. 세상에서 살다보면 다른 사람의 계획이나 목표에 대한 얘기를 듣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아무런 부담 없이 그 계획이나 목표를 격려해 줄 수 있습니다. 방학을 이용해서 운전면허를 딸 예정이라고 하면, 열심히 해서 꼭 합격하라고 하면 됩니다. 주말에 미팅 나가는데 킹카가 걸렸으면 좋겠다는 친구에게도 마음먹은 대로 되기를 바란다는 얘기를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의 의..

하늘에 닿는 기도 -5

공생애를 시작하시는 예수님의 제일성이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왔느니라”였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하나님 나라”는 일단 세상 나라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이 세상 나라와는 진행 원리가 다른 나라입니다. 국가의 3요소가 국민, 주권, 영토입니다. 이 세 가지가 있어야 국가가 형성됩니다. 우리가 흔히 “국가”를 말할 때는 세 가지 중에서도 국토가 가장 먼저 연상됩니다. 부동산 투기를 좋아해서 그런지 전부 다 땅에 관심이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나라는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주권에 일차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미국이 어디까지가 미국입니까? 미국 본토와 하와이, 알래스카...... 하고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통치권이 인정되는 곳까지가 미국입니다. (1998년 설교 내용입니다.) 마..

하늘에 닿는 기도 -4

만일 하나님이 우리 앞에 계시다면 그 앞에서 거룩한 마음을 갖지 않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결국 우리의 거룩은 하나님과 마주앉아서 하나님 면전에서 확인할 것이 아니라 우리끼리 있을 때 확인해야 합니다. 하나님 면전에서는 누가 더 거룩하고 누가 덜 거룩한지의 구분이 없습니다. 누구나 다 똑같이 거룩합니다. 하나님과 무엇을 했느냐 하는 것에 거룩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만난 다음에 이웃과의 관계가 과연 어떠하냐 하는 것에 거룩이 있습니다. 국어사전에서 “거룩”을 찾아보면 “성스럽고 위대한 것”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성경에서 말하는 거룩은 그런 것이 아닙니다. 성경에서는 “구별된 것”을 거룩하다고 합니다. 요즘은 그런 가정이 드물 것입니다만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아버지께서 쓰시는 수저는..

하늘에 닿는 기도 -3

루터가 한 말 중에 “하나님을 하나님 되게 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나님을 하나님 되게 하라고 했다고 해서 “수리 수리 마하수리 하나님이 되어라 얍!”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하게 여기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미 충만하게 거룩하신 분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거룩하게 여긴다고 해서 지금보다 더 거룩해지고, 우리가 하나님을 거룩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해서 하나님의 거룩이 손상되는 법은 없습니다. 하나님의 거룩은 불변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을 믿는다는 우리에게서 풍기는 이미지에 따라서 세상 사람들이 하나님에 대해서 갖는 이미지도 달라질 것입니다. “저 애가 아무개 아들이다”가 칭찬입니까? 꾸중입니까? 칭찬할 때 이 말을 쓰면 칭찬이고 꾸중할 때 이 말을 쓰면 꾸중입니다. 동네 어른에게..

하늘에 닿는 기도 -2

주기도문은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로 시작합니다. 이 짧은 한마디는 적어도 우리에게 세 가지 사실을 알려 줍니다. 일단 하나님은 아버지입니다. 아버지는 아버지인데 하늘에 계신 아버지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우리 아버지입니다. 나 한 사람만의 아버지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아버지입니다. 하나님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하늘은 장소적인 개념이 아닙니다. 만일 장소적인 개념이면 하나님은 하늘에만 계시고 땅이나 바다에는 계시지 않은 분이 되는데 그럴 수는 없습니다. 결국 “하늘”은 장소가 아니라 능력이나 영광, 권위, 위엄을 땅과 대조하여 표현하는 단어입니다. 땅의 아버지도 물론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하지만 사랑의 규모가 다릅니다. 땅의 아버지는 온전하지 못하지만 하늘 아버지는 온전하..

하늘에 닿는 기도-1

주님께서 우리에게 기도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어떤 내용으로 기도하기를 바라실지는 자명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에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 마음대로 기도합니다. 아직 주기도문도 제대로 외지 못하는 초신자가 갖고 있는 기도 제목이나 주기도문을 줄줄 외는 기성 교인들이 갖고 있는 기도 제목이나 별 차이가 없습니다. 주님께서 친히 기도를 가르쳐 주셨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기도를 배우고 있지 않다는 단적인 증거입니다. 왜냐하면 자기들 나름대로의 기도를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어느 종교에나 공통적으로 있는 종교 행위입니다. 물과 성령으로 거듭나지 않은 사람이라도 자기에게 있는 본성적인 종교심에 근거해서 얼마든지 기도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신봉하는 종교가 없어도 관계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