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에 위치한 흰여울교회입니다.

신앙의 자리/신학마당 78

[생활 성서] 담임목사가 되었습니다

주간 평화교회 94호| 담임목사가 되었습니다. 성경말씀 : 이에 여러 교회가 믿음이 더 굳건해지고 수가 날마다 늘어가니라(행 16:5) 목회를 그만둬야 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깊은 고뇌의 시간 끝에 친구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혹시 후임자로 와줄 수 있겠느냐고 말입니다. 이 참에 제도교회로부터 ‘해방’될까 했는데, 그 뜻은 이루지 못하게 되었습니다만, 그래도 친구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져봅니다. 목회자로서의 수명을 연장시켜 주었으니 말입니다. 그렇게 지난 주일까지 세 차례 예배를 인도 했습니다. 아내, 아들, 장모님, 그리고 기존의 교인 한 분과 함께. 담임목사가 되 보니, 그동안 막연하게 들어오던 남의 문제들이 저에게 닥친 실제 상황이 되는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가령 월세 납부나 교회 성장에..

[성경, 신학] 고통 중에 함께 계신 하나님

전능은 만능과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략) 성서를 보면 아버지 하나님의 힘은 병자를 치유하며 약한 자의 친구가 되어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통해 드러납니다.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힘은 자신을 종의 형체로 비워 십자가의 죽음으로 내어주는, 연약하게 될 수 있는 힘으로 나타납니다. (중략) 보통 전능이라고 하면 제멋대로 하는 폭력적 힘을 생각하기 쉬운데, 성서가 말하는 하나님의 전능은 다른 이로 하여금 힘을 내게 하는 힘입니다. 곧 사랑의 힘이며 약하게 됨으로써 약한 자를 일으켜 세우는 힘입니다.(본문 중) 박영식(서울신학대학교 교수, 조직신학) 예기치 못한 재난에 대해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또 고통당하는 친구에게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전능하시고 선하신 하나님이 세상을 만드셨고..

[성경, 신학] 성서는 죽음에 대해 무엇을 가르치는 가

은 신앙인으로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앙적으로 ‘잘 죽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제 한국교회는 기독교의 풍요로운 자산이었던 존엄한 죽음의 전통을 다시금 회복시켜야 할 것이다. 성도들은 평소에 삶 속에서 죽음을 깊이 성찰하고 준비하면서 존엄하게 죽음을 맞이할 훈련을 해야 한다. 목회자와 신학자들은 성도들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굳건히 지키면서 존엄하게 복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어야 한다.(본문 중) 곽혜원(21세기교회와신학포럼)[1] 성서의 죽음 이해를 상고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이다. 그런데 그리스도인 중 의외로 많은 사람이 죽음에 대해 비성서적으로, 심지어 미신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나님을 ‘죽은 자와 산 자 모두의 주..

그리스도인의 정치참여, 무엇을 추구할 것인가?

이러한 관점에서 오늘날 한국 교회가 반드시 명심해야 하는 것은, 바로 ‘민주적 다양성의 확보’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섬김’(diakonia)이다.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으로서 통일성을 가지지만 동시에 그 몸의 지체로서 다양성을 통해 서로의 부족함을 채운다(고전 12:25). (본문 중) 박성철(“정치신학연구소 교회와사회” 대표) 한국 교회의 왜곡된 현실 인식 한국 사회는 오랜 기간 군사독재 정권의 억압 아래 고통받았다. 그 암울했던 시간 동안 한국 교회 내에서 정치 이야기는 금기시되었고 기독교 근본주의 신학은 주류로 자리 잡았다. 외적으로 엄격한 정교분리를 외치면서도 실질적으로 개발 독재 세력과 결탁하여 급격한 양적 성장을 이루었던 근본주의 교회들은 억압의 시대가 지속될수록 더욱 극우화되..

두루 찾아가셔서

[웹진 평:상 58호] 평.보.성 | 두루 찾아가셔서(마가복음 1:32~39) 성서본문 : 마가복음 1:32-39 32 해가 져서 날이 저물 때에, 사람들이 모든 병자와 귀신 들린 사람을 예수께로 데리고 왔다. 33 그리고 온 동네 사람이 문 앞에 모여들었다. 34 그는 온갖 병에 걸린 사람들을 고쳐 주시고, 많은 귀신을 내쫓으셨다. 예수께서는 귀신들이 말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다. 그들이 예수가 누구인지를 알았기 때문이다. 35 아주 이른 새벽에, 예수께서 일어나서 외딴 곳으로 나가셔서, 거기에서 기도하고 계셨다. 36 그 때에 시몬과 그의 일행이 예수를 찾아 나섰다. 37 그들은 예수를 만나자 “모두 선생님을 찾고 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38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가까운 여러 고을로 ..

"저도 넷플릭스 참 좋아하는데요."

주간 평화교회 88호| “저도 넷플릭스 참 좋아하는데요.” 성경말씀 : 또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고전 13:2, 새번역) 어느덧 연말입니다. 코로나가 언제 끝나려나, 하는 마음으로 1년을 버텼지요. 그동안 가까스로 부여잡던 삶에 대한 의지는, 그제부터 터져 나온 ‘오미크론’ 확산 뉴스를 보면서 일순간에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작년에는 ‘신천지’를 그렇게들 원망했었는데, 오미크론 사태 속에서 이제는 그런 이야기를 하지 못할 입장에 처하게 된 ‘정통 개신교’의 상황이 참 딱합니다. 주님의 자비를 바랄 뿐입니다. 이 와중에 잘 살아보려고, 좋은 목회를 하려고, 틈틈이 독서를 열심히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저의 지난 1년은, 많은 책과 씨름한 시간이기도..

함께함의 미덕

[웹진 평:상 61호] 평.보.성 | ‘함께함’의 미덕 본문 : 마가복음 3:20~35 20 예수께서 집에 들어가시니, 무리가 다시 모여들어서, 예수의 일행은 음식을 먹을 겨를도 없었다. 21 예수의 가족들이, 예수가 미쳤다는 소문을 듣고서, 그를 붙잡으러 나섰다. 22 예루살렘에서 내려온 율법학자들은, 예수가 바알세불이 들렸다고 하고, 또 그가 귀신의 두목의 힘을 빌어서 귀신을 쫓아낸다고도 하였다. 23 그래서 예수께서 그들을 불러 놓고, 비유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사탄이 어떻게 사탄을 쫓아낼 수 있느냐? 24 한 나라가 갈라져서 서로 싸우면, 그 나라는 버틸 수 없다. 25 또 한 가정이 갈라져서 싸우면, 그 가정은 버티지 못할 것이다. 26 사탄이 스스로에게 반란을 일으켜서 갈라지면, 버틸 수 ..

여성에게도 종교개혁이 있었는가?

종교개혁 주간을 맞이하여 이 사실을 아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교회가 개혁되어야 할 방향, 즉 지향점에 대해서 상기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여성에게도 종교개혁이 있었는가?’ 하는 물음은 종교개혁이 여성과 남성에게 동일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함의를 담고 있는 물음이다. (본문 중) 양혜원(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연구교수) 이 말은 역사학자 조운 켈리(Joan Kelly)의 “여성에게 르네상스가 있었는가?”라는 유명한 말을 패러디한 것이다. 이 질문은 ‘암흑의 중세에 이성의 빛이 비취기 시작한 르네상스’라고 하는 진보 사관의 서사가 여성에게는 적용되지 않음을 암시하는 질문이다. 다시 말해서, 사회 운동은 여자와 남자에게 같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뜻인데, 그러한 맥락에서 우리는 “여성에게도 종교개혁..

그리스도인의 정치 참여, 무엇을 추구할 것인가?

이러한 관점에서 오늘날 한국 교회가 반드시 명심해야 하는 것은, 바로 ‘민주적 다양성의 확보’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섬김’(diakonia)이다.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으로서 통일성을 가지지만 동시에 그 몸의 지체로서 다양성을 통해 서로의 부족함을 채운다(고전 12:25). (본문 중) 박성철(“정치신학연구소 교회와사회” 대표) 한국 교회의 왜곡된 현실 인식 한국 사회는 오랜 기간 군사독재 정권의 억압 아래 고통받았다. 그 암울했던 시간 동안 한국 교회 내에서 정치 이야기는 금기시되었고 기독교 근본주의 신학은 주류로 자리 잡았다. 외적으로 엄격한 정교분리를 외치면서도 실질적으로 개발 독재 세력과 결탁하여 급격한 양적 성장을 이루었던 근본주의 교회들은 억압의 시대가 지속될수록 더욱 극우화되..

성경적 서사에 충실한 성품 공동체로서의 한국교회를 꿈꾸며

한국 기독교인들의 내면에는 이미 종말론과 선교의 열정을 절대시하는 서사가 형성되어 있고, 그 서사에 따라 선교에 대한 열정을 추구하면서 이웃을 존중하지 않는 것을 가볍게 여기는 성품이 형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현실을 무시하기보다는 충분히 고려하면서, 하나님의 복음에 합당한 기독교 사회 윤리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 교회는 성경적 서사에 충실하고자 하며, 성경적 서사의 미덕을 실천함으로써,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 예수님을 증언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본문 중) 강성호(안양일심교회 부목사, 고려신학대학원 기독교윤리학 외래 교수) 올해 초 상주 BTJ 열방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일어나 선교단체 인터콥과 그들의 극단적인 세대주의 종말론이 다시 주목을 받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