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에 위치한 흰여울교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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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정치 참여, 무엇을 추구할 것인가?

이러한 관점에서 오늘날 한국 교회가 반드시 명심해야 하는 것은, 바로 ‘민주적 다양성의 확보’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섬김’(diakonia)이다.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으로서 통일성을 가지지만 동시에 그 몸의 지체로서 다양성을 통해 서로의 부족함을 채운다(고전 12:25). (본문 중) 박성철(“정치신학연구소 교회와사회” 대표) 한국 교회의 왜곡된 현실 인식 한국 사회는 오랜 기간 군사독재 정권의 억압 아래 고통받았다. 그 암울했던 시간 동안 한국 교회 내에서 정치 이야기는 금기시되었고 기독교 근본주의 신학은 주류로 자리 잡았다. 외적으로 엄격한 정교분리를 외치면서도 실질적으로 개발 독재 세력과 결탁하여 급격한 양적 성장을 이루었던 근본주의 교회들은 억압의 시대가 지속될수록 더욱 극우화되..

장애인 이동권의 현황과 과제

장애인 이동권의 현실은 여전히 열악하다. 국토교통부가 2021년에 발표한 『2020년 교통약자 이동편의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제3차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2017-2021) 변경안”에 의해 2021년까지 전국 저상버스 보급률을 42.0%까지 하기로 했지만, 2020년 현재 실제 보급률은 27.8%에 불과하다. 전국 시내버스 4대 중 1대만 휠체어 사용자도 이용할 수 있는 저상버스라는 것이다. 하지만 시내버스 외의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이용은 전혀 불가능하다. 그뿐만 아니라 공항버스, 관광버스, 각종 셔틀버스도 휠체어 사용자는 이용이 전혀 불가능하다. (본문 중) 배융호(한국환경건축연구원 UD복지연구실 이사) 장애인의 권리 가운데 하나가 접근권(Rights to Access)이다. 접근권은 장..

코로나 시대에 국경 넘기 - 자유의 대한 단상

입국하면서 내게 요구된 것은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앱을 깔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앱을 깐 후에 위치 설정에서 ‘항상 허용’을 켜라고 했다. 그 후부터 나는 이 앱의 감시를 받기 시작했다. 앱은 정기적으로 열 체크 등 자가 진단 목록을 올리라고 알림을 주었고, 한 번씩은 위치를 이탈했다고 확인해 달라는 알림을 주기도 했다. 집에 콕 박혀 현관에도 안 나갔건만 왜 그런 알림이 오는지 담당 공무원에게 전화했더니, 전화기를 두고 밖으로 나가는 분들이 있어서 전화기의 움직임이 너무 없으면 그런 알림이 뜨니 정기적으로 핸드폰을 만져 주라고 한다. 황당했다. (본문 중) 양혜원(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연구교수) 새해 들어 열흘 정도 지났을 무렵, 나는 10박 11일간의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집안일로 영국에 다녀오..

성경적 서사에 충실한 성품 공동체로서의 한국교회를 꿈꾸며

한국 기독교인들의 내면에는 이미 종말론과 선교의 열정을 절대시하는 서사가 형성되어 있고, 그 서사에 따라 선교에 대한 열정을 추구하면서 이웃을 존중하지 않는 것을 가볍게 여기는 성품이 형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현실을 무시하기보다는 충분히 고려하면서, 하나님의 복음에 합당한 기독교 사회 윤리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 교회는 성경적 서사에 충실하고자 하며, 성경적 서사의 미덕을 실천함으로써,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 예수님을 증언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본문 중) 강성호(안양일심교회 부목사, 고려신학대학원 기독교윤리학 외래 교수) 올해 초 상주 BTJ 열방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일어나 선교단체 인터콥과 그들의 극단적인 세대주의 종말론이 다시 주목을 받았다. 그..

사회적 재난 속 교회의 역할

로나19 재난 앞에서 사회적 약자들이 이미 겪고 있던 차별은 더욱 굴절되고 공고해진다. 그리고 돌봄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주어지던 자원은 차단되었고, 돌봄을 제공하던 이들에게 전가되던 부담은 배가되었다. 이 상황에서 교회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마도 교회는 새로운 답을 찾을 것이 아니라, 교회가 가지고 있던 원래 모습을 회복하는 데에서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구약성서의 사회적 약자 보호 제도는 성문법도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던 고대 세계에서 이례적인 약자 보호의 모습이었다. 신약성서의 예수님은 늘 사회적 약자의 편에 계셨고, 어린아이를 안아주시고 여성들의 눈물을 닦아주셨다. (본문 중) 신하영(세명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교회의 역사는 곧 약자 보호의 역사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가 한국 교회를 향..

원전과 녹색 분류체계

이번 EU의 녹색 분류체계 규정은 오랜 기간 과학기술과 경제적인 면을 고려하면서 동시에 현실적이면서도 미래를 지향하도록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2020년 EU의 전력 생산에서 태양광, 풍력 등을 사용하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38%로 화석연료의 37%를 넘어섰다. 이 덕분에 EU의 전력 생산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2015년 대비 29% 감소했다고 한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단가가 계속 하락하여 그 비중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완성된 기술은 아니다. (본문 중) 성영은(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EU(유럽연합)의 행정부인 집행위원회가 EU 녹색 분류체계(taxonomy) 규정안을 확정하여 입법 기관인 유럽의회로 넘겼다. 이 규정안은, 화석 연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산업이 무엇인지 명..

[목회] 심방이 무엇인가요?

1. 심방이 무엇인가요? 심방은 성도의 영적 형편을 살피는 것으로 목양의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한국 교회에 널리 퍼져 있는 심방 시스템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성도 한 명에게 어떤 일이 생깁니다. 시험에 들거나 병에 걸리거나 개업을 합니다. 2) 심방 여전도사에게 상황을 알립니다. 3) 목사에게 알리고 심방스케줄을 잡습니다. 4) 목사는 여전도사 및 권사들과 함께 방문합니다 5) 심방을 받는 성도들은 음식과 헌금을 준비합니다. 6) 30분 가량 간단한 말씀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축복기도’를 해준 후에 돌아옵니다 [1] 그렇기에 많은 성도들이 ‘심방은 무슨 일이 생겼을 때나 받는 것’으로 여깁니다. 또한 심방 받는 것을 매우 부담스럽게 여기기도 합니다. 음식과 헌금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반..

[예배] 예배 중에 헌금을 돌리지 않는 이유

[예배 중에 헌금함을 돌리지 않는 이유] 알렉산더 헨더슨의 스코틀랜드 교회정치규범에서는 헌금을 예배 중이 아닌 예배당에 들어오면서 드리도록 규정합니다. 장로교의 창시자라 불리는 토마스 카트라이트도 교회정치규범에서 예배순서 중에 헌금 시간을 따로 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은 칼빈도 마찬가지입니다. 1549년 이후 제네바 교회는 예배당에 들어오면서 헌금을 하도록 변경하였습니다. 웨스트민스터 예배모범에는 헌금에 관한 구절이 딱 한군데 나오는데, 성찬의 시행에 관한 모범을 언급한 후 가장 마지막에 이렇게 말합니다. “가난한 자들을 위한 모금은 질서 있게 하도록 하여, 공중 예배의 어떤 부분에도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한다. “ 이와 같이 종교개혁자들은 예배 가운데 헌금하는 순서를 중요하게 취급하지 않았습니다. 헌..

하늘에 닿는 기도 - 16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시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를 시험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라고 기도합니다. 우리에게 시험이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이미 마귀 수하에 있는 사람을 마귀가 굳이 넘어뜨리려고 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오죽하면 예수님도 시험을 받았습니다. 예수님도 시험을 받았으니 우리에게 시험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내가 비옵는 것은 그들을 세상에서 데려가시기를 위함이 아니요 다만 악에 빠지지 않게 보전하시기를 위함이니이다(요 17:15) 예수님께서 우리를 이 세상에서 아예 데려가 달라고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살면서 악에 빠지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시험이 전혀 없는 세상에서 아무런 시달림 없이 살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으..

하늘에 닿는 기도 - 15

“나의 입술은 주님 닮은 듯하나 내 맘은 아직도 추하여…”라는 복음성가 가사가 있습니다. 쓰는 용어에서는 예수 믿는 티가 나는데 실제 살아가는 모습에서는 예수를 믿는 표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물론 신앙이 자라나는 첫 단계로 사용하는 말투를 종교적으로 교정하는 것은 괜찮습니다만 다른 것은 아무 것도 바뀌지 않고 말투만 바뀌는 것으로 신앙을 따지는 것은 심히 유감입니다. 교회에서 들은풍월이 있는 사람들은 완곡한 거절을 나타낼 때 “곤란하다”고 하지 않고 “기도해 보고 결정하겠다”고 합니다. 어떤 일이 하기 싫을 때에는 “마음에 감동이 없다”고 하고, 남편이나 자식이 속을 상하게 하면 “십자가”라고 합니다. “난 전도하기 싫어”라고 말하면 신앙 없는 사람이 되지만 “나는 전도에 달란트가 없..

신앙의 자리 2022.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