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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자리/믿음의 자리

하늘에 닿는 기도 -14

minkyo 2022. 2. 10. 20:31
우리가 남을 용서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도덕적으로 옳고 인격적으로 높은 수준이어서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셔서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만 우리가 하나님께로부터 얼마나 많은 죄를 사함 받은 복된 신분인지를 스스로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용서는 언제나 조건부입니다.
우선 상대방이 용서를 구해 와야 하고, 다음부터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확약도 있어야 합니다.
용서를 받을 자격 여부를 꼭 확인하고 나서 용서를 결정합니다.
용서할 만한 사람을 용서하는 것은 예수를 안 믿는 사람도 얼마든지 하는 용서입니다.
이다음에 죽으면 지옥에 가는 사람들도 저희들끼리 막걸리 사발 앞에 놓고 얼마든지 용서를 주고받습니다.
그러니까 그 정도 용서는 예수를 모르는 사람들한테 하라고 하고, 우리는 그것보다 차원 높은 용서를 해야 합니다.
우리에게서는 보다 고급한 수준의 용서가 나와야 합니다.
성경 말씀에도 “어지간하면 용서해 줘라”, “할 만하면 용서해 줘라” 하는 얘기는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취사선택할 재량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빼도 박도 못할 책임만 있습니다.
사실 남을 용서하는 것은 밑천이 들지도 않습니다.
헌금은 돈이 없으면 못하고 봉사도 재능이 없으면 못합니다.
하다못해 예배 참석도 시간이 없으면 못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용서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밑천이 들지도 않고 시간이나 재능도 필요 없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됩니다.
그런데도 용서에 인색하다면 그것은 아무리 그럴듯한 핑계로 치장하더라도 마음이 없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자기한테 있는 우산이 쓸모가 있으려면 일단 비가 와야 합니다.
비가 오기 전에는 아무리 좋은 우산이 있어도 쓸모가 없습니다.
랜턴도 마찬가지입니다.
야간 산행을 하든지, 동굴 탐사를 하든지 하다못해 정전이라도 되어야 랜턴이 쓸모가 있습니다.
우리에게 있는 예수 사랑도 그렇습니다.
자기에게 예수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면 그것을 써먹을 수 있어야 합니다.
주변에 적당히 미운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제가 학생 때 장학퀴즈라는 TV프로가 한창 인기가 있었습니다.
거기에 보면 “찬스”라는 제도가 있었는데 찬스를 사용해서 50점짜리 문제를 맞히면 100점이 주어지는 제도였습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자기 주변에 꼴 보기 싫은 사람이 있으면 그것이 일종의 “찬스”입니다.
자기에게 있는 “예수 사랑”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자기 주변에 전부 다 죽고 못 살 만큼 사랑스러운 사람만 있으면 자기가 어느 만큼 사랑이 넘치는 사람인지를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가끔 속상하게 하는 사람도 있어야 합니다.
“어떻게 저런 사람을 용서할 수 있느냐?” 하고 스스로 용서의 영역을 제한할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통하여 자기의 신앙을 성숙시키는 계기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주변에 용서하기 싫은 사람이 있으면 “왜 나는 아직도 이렇게 그리스도의 사랑이 모자랄까? 왜 나는 말씀대로 순종하지 못할까?” 하고 자책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한테는 정상적인 그리스도의 사랑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이 얼마나 나쁜 사람인지로 얘기를 몰고 갑니다.
스스로를 책망하면서 자기를 분발시키는 기회로 삼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책망합니다.
우리가 남에게 베풀어야 할 용서는 적어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용서를 흉내 내는 용서라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끼리 인격을 기준으로 저울질하는 용서가 아닙니다.
“저 사람은 참 성질 좋아” 하는 정도의 칭찬에 머무는 용서가 아니라 우리를 위해서 독생성자를 아낌없이 세상에 보내사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게 하신 하나님의 사랑에 동참하는 용서가 우리의 성품 속에서 나와야 합니다.
<하늘에 닿는 기도> p135~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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