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시험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주기도문의 모든 기도가 그렇듯 본문에서도 “우리”가 나옵니다.
자기만 시험에 빠지지 않고, 자기만 악에서 건짐을 받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래야 합니다.
자기만 구원받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옆 사람도 같이 구원받아야 합니다.
우리 옆 사람이 우리와 같이 구원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다른 사람이 우리를 볼 때마다 “당신을 보니 나는 아무래도 세상을 잘못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라는 생각이 들게 해야 합니다.
“당신을 보니 나는 아무래도 죄인인 것 같습니다” 하는 고백이 나올 만한 수준이 우리에게 확보되어 있어야 합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가 보낸 자를 영접하는 자는 나를 영접하는 것이요 나를 영접하는 자는 나를 보내신 이를 영접하는 것이니라(요 13:20)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후에 하신 말씀입니다.
예수님을 영접하는 것이 예수님을 영접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영접하는 것이고, 또 예수님이 보낸 사람을 영접하는 것은 예수님이 보낸 그 사람을 영접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영접한 것이라는 뜻입니다.
조선시대에 왕명을 출납하는 기관이 승정원이었습니다.
지금의 대통령 비서실에 해당합니다.
승정원의 승지들은 정3품에서 정5품에 해당하는데, 경우에 따라서 이들은 자기보다 높은 관직의 신하에게도 왕명을 전해야 했습니다.
만일 영의정에게 어명을 전달한다면 영의정은 신하 중에서 가장 높은 정1품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정1품이라고 해도 왕명을 전달받을 때는 오히려 왕명을 전달하는 승지가 더 높아 보입니다.
어느 관직이 더 높은가를 따질 문제가 아니라 “어명”이 그만큼 지엄하기 때문입니다.
어명을 받들고 온 신하를 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어명을 대하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저를 가리켜서 “주의 종”이라고들 합니다.
맞는 얘기입니다.
저는 주의 종입니다.
주님께서 저를 영접하는 사람은 저를 영접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영접한 것으로 인정해 주실 것입니다.
이 사실은 저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영광입니다.
하지만 영광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편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책임이기도 합니다.
저를 영접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저를 영접한 것이 아니라 마치 예수님을 영접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고결하고 거룩한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비단 교역자에게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닙니다.
교역자만 주의 종인 것이 아니라 크리스천은 누구나 주의 종입니다.
교역자들이 믿는 예수님이나 교인들이 믿는 예수님이나 결국 같은 분입니다.
교역자와 교인들 간의 역할은 구분되어야 합니다만 천국 백성이라는 성도 된 책임은 동일합니다.
그러니 교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를 영접한 사람은 마치 예수님을 영접한 듯한 착각이 들도록 자기의 수준을 확보하고 있어야 합니다.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는 것이 옳으니라(요 13:14)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신 후에 너희도 서로 발을 씻겨 주라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남의 발을 씻겨 주기 위해서는 먼저 그들이 우리에게 발을 내밀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우리의 발을 보고서 자기의 발이 더럽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내 발을 씻어 주겠다고 설치지 말고 네 발이나 먼저 씻어라” 하는 핀잔을 듣기 십상입니다.
적어도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정죄하기 이전에 그들이 우리의 모습을 통해서 그 어떤 자극이나 찔림을 받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저 만만한 사람 붙잡고 “난 그래도 저 사람보다 낫다”는 상대적인 우월감으로 자기의 신앙을 때우는 것이 아니라 우리로 인하여 한 사람이라도 더 우리가 가는 길에 동참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하늘에 닿는 기도- 강학종 목사> p149~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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