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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자리/믿음의 자리

하늘에 닿는 기도 - 11

minkyo 2022. 2. 9. 10:34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에서 맨 첫 단어가 “오늘”입니다.
우리의 생명이 하나님께 귀속되어 있음을 알아서 하나님께 양식을 구하는데, 일주일이나 한 달 간 쌓아 놓을 양식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일용할 양식을 구합니다.
사람이 물질을 가지고 있으면 물질에 의존하게 됩니다.
오늘 먹을 양식을 오늘 구했으면 내일 먹을 양식은 내일 구하면 됩니다.
오늘 먹을 양식을 주신 분이 하나님이라면 그분은 내일 먹을 양식도 틀림없이 주실 것입니다.
그런데 이 사실을 놓치면 내일 먹을 양식, 일주일 후에 먹을 양식, 한 달 후에 먹을 양식, 일 년 후에 먹을 양식을 계속 비축해 두려고 합니다.
혹시 하나님께서 양식을 주시지 않아도 자기 힘으로 먹고살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에게 있는 것을 의지하는 단적인 모습입니다.
누가복음에 나오는 어리석은 부자가 그런 경우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에서 맨 처음에 나온 단어는 “오늘”이고, 두 번째는 “우리에게”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자기가 일용할 양식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일용할 양식을 구합니다.
아닌 게 아니라 주기도문에 1인칭 단수(나)는 나오지 않습니다.
언제나 1인칭 복수(우리)입니다.
일용할 양식도 자기만 얻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얻어야 합니다.
적어도 주기도문으로 기도를 했으면 전철에서 구걸하는 거지에게 동전 한 닢은 주고 가야 합니다.
그냥 가면 안 됩니다.
구걸을 하고 있는 소경 거지를 만났을 때 “저 거지가 정말로 소경일까? 혹시 소경도 아니면서 소경인 척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공연한 상상은 하지 마십시오.
물론 소경이 아니면서도 소경인 척 연극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트집 잡지 마시고 모른 척하십시오.
그냥 속아 주십시오.
왜냐하면 그 사람은 그것이 직업이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은 소경인 척이라도 해서 돈 몇 푼을 얻어 가야 그 날 하루를 연명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자기에게 있는 인색함을 감추기 위해서 소경이 아닌 증거를 찾는 것은 상당히 고약한 버릇입니다.
진짜 소경이면 주고 가짜 소경이면 안 줘도 되는 것이 아니라 소경의 여부에 관계없이 불쌍하면 주십시오.
소경인 척하는 사람이 불쌍하게 보이지 않고 가증하게 보인다면 그것이야말로 심각한 문제입니다.
우리의 자연스런 욕구는 항상 성경의 요구와 반대입니다.
우리의 자연스런 욕구를 따라서 기도하면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가 아니라 “저에게 평생 놀고먹을 수 있을 만큼 넉넉한 양식을 주시고…”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주기도문에는 “나에게”가 아니라 “우리에게”라고 되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생명의 양식이 되셨습니다.
친히 “내가 곧 생명의 떡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떡은 다분히 문화적인 표현입니다.
이 말을 영어로 옮기면 “I am the bread of life”입니다.
떡인데 bread가 들어갑니다.
단어 그대로 옮기면 “내가 생명의 빵이다”가 됩니다.
우리나라 문화에 맞게 번역하면 “내가 생명의 밥이다”입니다.
예수님이 우리의 밥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생명의 밥으로 취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면 모름지기 밥값을 해야 합니다.
제가 학생이던 시절, 우리나라와 외국이 축구를 하면 우리나라가 체력적으로 밀렸습니다.
사실 여부는 모르겠습니다만 우리나라는 채식 위주인데 반하여 외국은 육식을 주로 하기 때문에 그렇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습니다.
실제로 그때만 해도 우리나라는 못 먹던 시절이었으니 그 얘기가 설득력 있게 들렸습니다.
어쨌든 풀만 먹고 자란 사람보다 고기를 먹고 자란 사람이 체력적으로 뛰어나다면 예수를 양식으로 취한 우리는 어떠해야 하겠습니까?
고기를 먹었으면 고기 먹은 값을 해야 하듯이 우리 역시 예수를 양식으로 취한 사람의 값을 해야 합니다.
예수를 생명 양식으로 삼지 않는 사람과 비교할 수 없는 고결한 모습이 당연히 있어야 하고, 만일 없다면 심히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하늘에 닿는 기도- 강학종 목사> p105~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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