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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자리/교회백서

[예배] 성찬이 무엇인가요?

minkyo 2022. 2. 9. 10:28

성찬이 무엇인가요?  

성찬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는 그리스도의 죽음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예식 정도인 경우가 많습니다. 일년에 두 번에서 네 번 정도 행하는 교회들이 대다수인데, 어떤 교회는 일년에 딱 한 번만 하기도 합니다. 많은 성도들이 성찬식이 있는 날은 예배가 늦게 끝나는 날이라고 생각합니다. 

 

[1] 그러나 성찬은 기념식 정도가 아닙니다. 성찬은 은혜의 방편입니다. 소요리문답(88문)은 말씀, 기도와 더불어 성례를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구속의 혜택을 전달하는 데 사용하시는 외적 방도라고 분명히 말합니다. 우리는 성찬을 통해 은혜를 얻습니다. 

 

[2] 그러므로 성찬은 자주 시행하는 것이 옳습니다. 웨스트민스터 예매모범도 이것을 권합니다. “성찬 혹은 주의 만찬은 자주 행하도록 한다.” 성찬이 은혜의 방편이라면 당연히 자주 시행하는 것이 맞지만, 예배모범은 강제하지 않습니다. 이어서 말하길 “하지만 얼마나 자주 시행할 것인지는 목사와 교회의 당회원들이 저희에게 맡겨진 자들의 위로와 교육에 가장 적합하다고 사료되는 대로 결정”하라고 합니다. 

 

[3] 우리 교회는 매주 성찬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성찬의 횟수를 더 늘릴 예정이지만, 여러 가지를 고려하여 결정하고자 합니다. 

 

[4] 그렇다면 성찬에 어떻게 참여하는 것이 좋을까요? 어떤 사람은 매우 비장한 마음으로 참여합니다. 그리스도의 죽음을 기억하는 날이기 때문에 마치 장례식에 가는 기분으로 참여한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매우 두려운 마음으로 참여하기도 합니다. 성찬이 어떤 사람에게는 자기 죄를 먹고 마시는 것이 될 수 있다는 바울의 말(고전11:29)을 두렵게 받은 것입니다.

 

[5] 위에서 말한 부분들이 어느 정도는 맞습니다. 성찬에 참여하는 자는 경건한 두려움을 갖고 차분한 마음으로 임해야 합니다. 또한 신앙 양심에 걸리는 죄를 지은 사람은 스스로 참여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성찬의 한 면만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6] 성찬은 기본적으로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위하여 베푸시는 만찬”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굶주린 백성들을 배불리 먹이시는 아버지가 되십니다. 광야에서 굶주린 백성들을 위해 만나를 주시기도 하고, 또한 광야에서 굶주린 백성들을 위해 오병이어의 기적을 일으키시기도 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을 위해서 항상 양식을 주시는 분입니다. 
 
[7] 그러므로 성도들은 성찬에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오늘도 하나님께서 풍성한 생명의 양식을 주시겠구나’ 하는 생각을 갖고 임해야 합니다. 굶주린 우리 영혼을 배불리 채우시는 하나님의 만찬, 그것이 바로 성찬입니다. 
 
[8] 특별히 성찬을 통해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생명의 양식은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입니다. 떡으로 상징되는 그리스도의 몸을 먹고, 포도주로 상징되는 그리스도의 피를 마실 때, 믿음을 갖고 그리스도의 공로를 받아야 합니다. 우리의 죄가 그분에게 전해지고, 그분의 의가 우리에게 전해졌다는 사실을 믿을 때, 성령께서 우리와 그리스도를 신비롭게 연합시켜 주십니다. 이 믿음을 더욱 굳건하게 하십니다. 이것이 ‘주의 몸을 분별하는 지식’(고전11:29)이며, 이 지식을 얻기 위해 평상 시에 교리 공부를 부지런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9] 토마스 카트라이트나 박윤선 같은 분들은 성찬의 시행을 많이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성찬을 시행할 때마다 목사 및 당회원이 심방함으로 성도의 신앙을 꼼꼼하게 점검할 것을 말합니다. 충분히 일리 있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개혁교회의 일반적인 가르침을 따르자면, 성찬은 ① 자주 시행되어야 하며 ② 믿음이 부족한 성도가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81)은 ‘누가 주의 상에 참여할 수 있는지’를 묻고 다음과 같이 답합니다. 

 

“자기의 죄 때문에 자신에 대해 참으로 슬퍼하는 사람, 그러나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에 의해 자기의 죄가 사하여지고 남아 있는 연약성도 가려졌음을 믿는 사람, 또한 자신의 믿음이 더욱 강하여지고 돌이킨 삶을 살기를 간절히 소원하는 사람이 참여할 것입니다. 그러나 외식하거나 회개하지 않는 사람이 참여하는 것은 자기가 받을 심판을 먹고 마시는 것입니다.”
 
[10] 성찬은 ‘구원하는 믿음’을 주지 않습니다. ‘거룩해지는 믿음’을 줍니다. 즉, 불신자가 성찬에 참여한다고 해서 신자가 될 수는 없습니다. 참된 믿음은 오직 말씀과 함께 찾아옵니다. 그러나 신자가 올바른 믿음을 갖고 성찬에 참여할 때 성령께서는 그에게 죄 용서의 확신을 더해 주십니다. 이로 인해 신자는 순종할 힘을 얻습니다. 그러므로 성찬이 바로 시행되어서 성도가 온전한 믿음으로 참여할 때, 성찬은 구속의 혜택을 전달하는 방도가 됩니다. 성찬이 더 자주 시행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11] 웨스트민스터 예배모범을 따르면, 성찬은 당회가 시행합니다. 또한 성찬은 권징과도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근거로 할 때, 성찬은 지역 교회에 속한 성도들에게 신중히 베풀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 교회는 성찬을 합당하게 시행하기 위하여 ‘현재 등록교인 혹은 그에 준하는 교인’에게만 베풀고 있습니다. 방문 교인의 소속과 신앙을 명확히 판단할 근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12] ‘현재’라는 단서를 붙인 이유는 우리 교회가 아직까지 미설립, 미조직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다른 교회(심지어, 다른 교단의 교회)를 다니는 성도가 여러 가지 이유로 우리 교회에 방문하여 성찬을 받으려 할 때는 자신이 등록한 교회의 당회에서 ‘신력확인서’를 받아 제출하면 됩니다. 당회는 제출된 ‘신력확인서’를 확인하여서 방문교인의 성찬 참여 여부를 결정합니다. 이것이 성찬상의 순결과 교회의 질서를 지키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우리 교회는 미설립, 미조직 교회로 이와 같은 절차를 밟을 근거와 조직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현재 우리 교회는 성찬을 등록교인 혹은 그에 준하는 교인(그 신앙을 확인할 수 있는 교인)에게만 베풀고 있는 것입니다. 

 

[13] 성찬이 시행되는 주일인 줄을 모르고 예고없이 찾아온 방문교인에게는 원칙적으로 성찬을 베풀지 않습니다. 성찬에 참여할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웨스트민스터 예배모범이나 교단의 예배모범은 성찬식을 최소 일주일 전에 고지하여 준비할 수 있게 하였는데, 모든 성도들이 성찬에 ‘합당한 마음’으로 참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고없이 찾아온 방문교인은 합당한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에 성찬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