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에 위치한 흰여울교회입니다.

생명 평화 57

정답없는 사회

[웹진 평:상 69호] 무중력세대 | 정답 없는 사회 청년고독사라는 말이 미디어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고독사란 말 그대로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홀로 살다가 아무도 모르게 생을 마감하는 고독한 죽음을 말합니다. 주로 독거노인이나, 중년의 남성들의 일로만 여겨졌지만, 최근 들어 20, 30대 고독사가 늘어나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중입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청년고독사의 사례가 62%나 늘어났다고 하니, 심각하게 이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고독사의 원인으로는 가장 먼저 1인가구의 증가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즉, 20, 30대가 40%를 차지하는 1인 가구가 점차 증가하면서 자연스레 청년고독사도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1인 가구의 증가가 고독사의..

[코로나 시대의 일상] 자영업자가 경험하는 코로나 시대

개업하자마자 많은 매출을 내 주던 식당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월 매출은 한창 잘될 때의 십분의 일로 감소했고, 심할 땐 하루에 손님이 한 명도 없을 때도 있었다. 특히 내가 운영하던 곳처럼 야식 메뉴를 중심으로 저녁부터 시작해 새벽 장사를 하는 곳은 야간 시간제한이 더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다. (본문 중) 진승(가명, 자영업자) 2018년 5월, 사진관을 개업하며 자영업을 시작했다. 요즘 말로 ‘힙한’ 거리에서 젊은 층을 대상으로 복고풍 사진을 촬영해 주는 사업이었다. 광고 회사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다양한 마케팅 방식을 활용할 수 있었고, 당시엔 거리에 사람도 많아 꽤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사진관 운영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다음엔 조금 여유가 생겨 사업을 확장해 나갔는데, 이후에 개업한 ..

어떻게 좋은 소비를 할 수 있을까?

오늘날 ‘미닝아웃’, 즉, ‘가치 소비’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내가 구매하여 사용하는 물건이 어떻게 생산되고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지는지 알아야 한다. 아이들에게 돈을 사용하는 법을 가르치면서 덧셈 뺄셈만 교육할 것이 아니라, 내가 사는 물건이 판매되기까지 뒤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교육해야 할 때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옷을 살 때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려 주고, 그래서 자연과 이웃의 삶이 지속가능하게 하려면 옷의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것과 필요하다면 중고 시장에서 구입하거나 유기농 인증 옷을 구매하자고 말해 줄 수 있다. (본문 중) 이주은(알맹상점 대표) ‘기후 위기’라는 말이 이젠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2020년에 때아닌 장마가 52일 동안이나 지속되고 코로나1..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보여 줄 새로운 우주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허블 우주 망원경과 달리 고성능 적외선 카메라가 설치되어 적외선으로 우주를 관측한다. 적외선은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더 긴 빛인데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열선이다. 캄캄한 밤에 보이지 않는 물체를 적외선 카메라나 렌즈로는 볼 수 있는 것처럼, 허블 우주 망원경으로는 보지 못했던 천체들을 이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보여줄 것이다. (본문 중) 성영은(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작년 성탄절, 인류의 과학기술 역사에 획을 그을 만한 일이 있었다. 우리 돈으로 12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비용을 들여 제작된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우주선에 실려 우주로 발사된 것이다. 이 우주 망원경은 1달여간의 우주여행을 거쳐 달보다 4배 더 먼 우주에 설치되었다. 설치 이후 2월 10일부터 장비..

카라조프 씨네 형제들 : 파한 뿌리

문옆 구석에 기도하러 앉은 채 낭독되는 성경을 들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알료사의 눈앞에 문득 혼인 잔치의 광경이 펼쳐진다. 하객들과 젊은 신랑 신부가 보이고, 관에 누워 있어야 할 조시마 장로가 그에게 다가온다. 그는 “나도 잔치에 초대를 받았단다”라고 말한다. 그는 왜 자기를 보고 놀라느냐면서 자신도 파 한 뿌리를 적선해서 그 자리에 있는 거라고 말한다. 그곳의 모든 사람이 파 한 뿌리씩, 단지 조그만 파 한 뿌리씩 적선해서 그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본문 중) 홍종락(작가, 번역가) 욕정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파렴치한 인간 표도르 카라마조프에게는 세 아들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첫째 드미트리가 아버지를 가장 많이 닮았다. 그리고 놀랍게도, 두 사람은 연적(戀敵)이다. 상대는 소설의 전반부에서 ..

여성학자와 이대남 아들의 대화

직장 생활 몇 차례 끝에 프리랜서의 길로 들어선 엄마와 달리, 아들은 아예 직장 생활은 생각도 하지 않는단다. 사람과 부대끼는 것을 피곤해 하는 집안 유전자를 고스란히 물려받았으니 놀랄 일은 아니지만, 일찍부터 진로를 정하고 거기에 맞춰서 대학도 선택하고 하는 모습이 생경하긴 하다. 엄마는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른 채 그냥 성적 맞춰서 대학과 학과를 골랐지만, 아들은 초등학생부터 한결같이 자기가 원하는 것을 알았던 만큼 미리미리 정보 수집도 꽤 했나 보다. (본문 중) 양혜원(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연구교수) 팔뚝만한 사이즈로 태어나 코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게 젖을 빨아대던 아기 때의 모습이 아직도 내 눈에 선연한 아들이 이제는 고개가 꺾어지게 올려다봐야 눈을 맞출 수 있는 키로 자라 생애 첫 투표를 한단..

[코로나 시대의 일상] 코로나 방역 요원의 하루

정된 인원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코로나 상황에 대비해야 하다 보니 업무량이 넘칠 때도 많고, 민원인이 바라는 것처럼 신속하게 일 처리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도 저와 함께 코로나에 대응하고 있는 전국의 방역 요원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기억해 주시고,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준수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본문 중) 리아(가명) 저는 지방의 한 소도시 감염병 대응팀에서 코로나 방역 요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인구 비율이 높지 않아 확진자 수는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 노인들이 많이 거주하시는 지역이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코로나 방역을 위해 감염병 대응팀에서 제가 하고 있는 일들을 나누려 합니다.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일하는 ..

생명 평화 2022.02.22

[교회] 창조의 부르심과 '탄소제로 녹색교회'

다행히 우리나라는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가 ‘기후위기 비상선언’을 선포했고, 전국 80개 지자체(광역 17개, 기초 63개)도 ‘탄소중립 지방정부 실천연대’를 발족하여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자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현재 우리 교회가 있는 지역은 선언을 했을까? 했다면 어떤 약속을 했으며 어떻게 이행해 가고 있을까? 탄소중립을 생각하는 교회라면 이를 확인하는 데서 나아가, 그에 걸맞은 일을 해 나갈 필요가 있다. 교회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미래는 달라질 것이다. (본문 중) 유미호(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 기후위기로 우리의 미래가 불확실해졌다. 기온상승으로 인한 폭염과 기후재난, 빙하 빙설의 감소, 해수면 상승, 다양한 생물종의 멸종뿐 아니라 에너지..

[비폭력] 평화주의로 충분한가?

평화주의로 충분한가? - 에버하르트 아놀드 1934년 독일, 히틀러가 집권한 지 18개월이 지났을 때. 플라우 출판사의 초대 편집장인 에버하르트 아놀드는 1차 세계대전을 이은 또 다른 전쟁의 위협을 경고하며, 그가 여태까지 옹호해왔던 국제 평화 운동이 히틀러를 저지할 능력이 없음을 예견했다. 그의 성찰은 오늘날 상황에도 들어맞기에 소개한다. 전쟁 반대로 충분한가? 나는 충분치 않다고 생각한다. 히틀러의 새로운 정부 아래에서 천여 명이 넘는 사람이 재판도 없이 부당하게 죽임을 당해왔다면, 그것은 이미 전쟁이 아닌가? 수십만 명이 강제 수용소에서 자유와 인간의 존엄성이 박탈당한다면, 그것이 전쟁 아닌가? 아시아에서 수백만의 사람들이 굶어 죽어갈 때 북아메리카와 다른 곳에서 수백만 톤의 밀이 비축되어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