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에 위치한 흰여울교회입니다.

여울목/정 목사의 이야기

사는게 뭐요? 낚시

minkyo 2023. 2. 4. 23:56

아빠랑 살면서 술 때문에 힘들긴 했지만,
아빠랑 함께했던 좋은 추억도 떠오른다. 아빠가 좋아하는 것이 두 가지인데 술과 낚시다. 여름휴가 때가 되면 어김없이 내가 태어난 고향 충남 서천에 갔다.

아빠는 나와 늘 낚시하러 다녔다. 서울 집에서 낚시 가방이며 텐트 가방을 그리고 음식들을 바리바리 싸 고 서울역에서 장항선을 타고 서천까지 갔다.

서천 버스터미널에서 한산 가는 방향 버스를 타고 광암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할머니가 살고 있는 집 까지 걸어서 40분을 가야 했다. (지금도 그곳은 하루에 버스가 3번 운행한다)

아빠와 나는 큰 가방을 어깨에 메고 걸어서 할머니 집에 도착하였다. 할머니가 살고 계신 집은 나와 내 동생이 태어난 집이었다.

할머니 집에 갈 때면 옛날의 동생이 태어나던 생각이 나곤 했다. 우리가 살고 있던 곳은 시골(깡촌)이기도 했고, 출산할 때 산부인과에 가서 아기를 낳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 낳았다. 지금 와 생각해 보면 형편이 어려워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동생이 태어날 때 방 천장에 하얀 천을 매달아 길게 내리고 엄마는 그 천을 양손으로 잡고 입에는 하얀 천을 물고 있었고, 누워서 하늘을 보며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그때 장구와 꽹 과리를 치는 사람들이 있었 고, 할머니는 그 리듬에 맞추어 춤을 추고 있었다. 굿을 한 것이다.

그리고 얼마 안 있다가 아기가 "응애~" 하고 태어 났 다. 동생이 굿을 하고 태어난 것이 신기했다. 그런데 나도 그렇게 태어났다고 한다. 우리 두 형제를 그렇게 굿을 하고 태어났다. 보통 사람들이 아니다. ㅋ

우리 할머니는 나를 늘 사랑해 주셨다. 어렸을 때 내가 많이 아팠다고 한다. 경끼도 심하고 몸도 자주 아파서 죽을 수도 있을까 봐 1년 늦게 호적에 올렸 다고 한다.

왜 아팠는지 나중에 그 이유를 알게 되었 을 때 얼마 나 화가 나던지... 엄마랑 싸우고 아기가 시끄럽게 우 니 술기운에 그만 마루에서 나를 땅바닥에 아빠가 던 졌다는 것이다.

다행히 죽지는 않았지만, 많이 놀라서 자주 아팠다고 한다. 세상에 아무리 화가나고 술을 먹었어도 그렇지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지 정말 속이 상했다. 하지 만 어쩌겠는가 국민학생인 민교는 건강하게 잘살고 있는 데 어린 마음이 섭섭했지만, 그냥 묻어 두기로 했다.

그리고 아빠를 따라 낚시 장소로 갔다. 아빠는 민물 낚시를 좋아하는데 자주 가는 장소까지 가려면 1시 간은 가야 했다. 아니 더 갔는지도 모르 겠 다. 다 도착 한 곳은 부엉바위였다.

거기에 큰 저수지 있었는데 붕어가 엄청 많았다. 범바위에 도착하여 낚시 포인트에 자리를 잡고 텐트 를 치고 야간 낚시를 하는데 나는 대낚시 아빠 줄낚 시를 하였다.

후레쉬를 찌가 있는 곳으로 비추고 가만히 보고 있다 가 찌가 내려가면 얼른 낚싯대를 잡아 올리면 붕어가 잡히고 하였다. 참 신기했다. 민교는 그 손맛을 아직 도 기억한다.

점점 밤이 깊어지면서 낚시를 하는데 발을 밑으로 갑 자기 간질간질한 느낌이 든다. 이상해서 후레쉬를 발 에 비추니 세상에 민물 새우가 빛을 따라 내 발밑으로 모여 있는 것이다.

민교는 놀래서 "와~ 아빠!! 민물새우가 내 발밑에 엄청 많아~!" 아빠는 "조용히 있어라 고기 다 도망 간 다." 하며 나에게 다가와 새우를 보니더니 새우을 잡 는 것이다.

그러고는 나중에 잘 씻어서 매운탕에 넣어 먹으면 시 원하고 맛있다며 새우를 양푼이 잡는 것이다. 정말 신 기한 장면이었다. 제법 많은 양의 새우를 잡았다.

¤ 흰여울교회 홈페이지
https://white-rapids.tistory.com


#사는게뭐요? #정답은없지만주어진삶속에서하루하루잘버티며가는것
#난무엇을위해사는가? #난왜살아야하는가
#정민교목사의이야기

'여울목 > 정 목사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3. 02. 12  (0) 2023.02.11
사는게 뭐요? 고기잡는이야기  (0) 2023.02.07
사는게뭐요? 시리즈  (1) 2023.02.01
사는게 뭐요?  (0) 2023.01.30
40일 밤에 뜨는 별 기도회  (0) 2023.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