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에 위치한 흰여울교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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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나라④]예수님이 선포하신 해방의 복음: 사탄을

그리스도인은 자신이 부름 받은 자리에서 악을 감시하며 예방하고 분별하고 폭로하고 제재해야 합니다. 그런데 죄와 악의 현상을 자세히 살펴보거나 어쩔 수 없이 한동안 그 복잡한 소용돌이에 사로잡히게 되면, 우리는 악의 실체를 언뜻 보게 되며 블랙홀 같은 그 장력에 압도될 수 있습니다. 악의 강력함, 추악함, 교묘함, 집요함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며 직접 당하는 사람뿐 아니라 살펴보는 이의 내면의 힘까지도 모두 소진시킵니다. (본문 중) 노종문(좋은나무 편집주간) 보라 주 여호와께서 장차 강한 자로 임하실 것이요…. (이사야 40:10) 사람이 먼저 강한 자를 결박하지 않고는 그 강한 자의 집에 들어가 세간을 강탈하지 못하리니, 결박한 후에야 그 집을 강탈하리라. (마가복음 3:27) 예수님이 여러 마을에서 ..

[하나님나라③]예수님이 선포하신 해방의 복음: 죄 사함

‘해방’이라는 말이 성경에 자주 나타나지 않는 것 같지만, 사실 이 개념은 우리에게 익숙한 여러 가지 다른 단어들 안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먼저, ‘사함’이라는 말은 ‘풀어줌’을 의미하며 해방과 같은 말입니다. ‘죄 사함’(=속죄)은 ‘죄로부터 풀어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 ‘구속’이라는 말이 있는데, ‘묶인 것을 풀어 구해낸다’는 말입니다. ‘속량’이라는 말은 ‘노예 상태에서 풀어주어 양민이 되게 한다’는 말입니다. (본문 중) 노종문(좋은나무 편집주간, 전 IVP 편집장) 너희는 위로하라. 내 백성을 위로하라. 너희는 예루살렘의 마음에 닿도록 말하며 그것에게 외치라. 그 노역의 때가 끝났고, 그 죄악이 사함을 받았느니라. 그의 모든 죄로 말미암아 여호와의 손에서 벌을 배나 받았느니라. (이사야 40..

[포스트모더니즘③]포스트모더니즘의 일반적 특징

많은 교회와 신학자들은 포스트모더니즘의 흐름이 명백하게 보여주는 반기독교적 측면을 강조하며 경계합니다. 하지만 포스트모더니즘에 호의적인 신학자 제임스 스미스는 양극단의 입장을 배제할 것을 권합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마귀도 구세주도 아니며 모두에게 모호한 카멜레온 같은 존재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게다가 자세히 살펴보면 오히려 교회에 유익한 점도 많이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본문 중) 권수경(고려신학대학원 초빙교수) 포스트모더니즘의 정의 포스트모더니즘은 정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의를 내리는 행위 자체가 포스트모더니즘과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떤 흐름 내지 경향 정도로 규정할 수 있을 따름입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전반적인 흐름에 대한 설명으로는 지난 세기 막바지에 미국의 공영방송 서비스 (..

[포스트모더니즘②]모더니티와 포스트모더니즘

과학계에서 이성이 가진 인식 능력의 한계를 깨달은 것도 근대의 몰락을 부추겼습니다. 우주의 비밀을 다 밝히기는커녕 인간의 앎 자체에 이미 근본적인 한계가 있음을 확인한 것입니다. 과학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고 믿었던 ‘자연주의’가 퇴조하면서 지금까지 이성 하나에 모든 것을 걸었던 많은 영역에서 적지 않은 동요가 일어나게 된 것입니다.(본문 중) 권수경(고려신학대학원 초빙교수) 근대에는 인간 이성의 능력으로 진리를 발견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은 이성을 불신하게 되면서 진리 발견의 가능성뿐 아니라 진리 자체의 존재마저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모더니티의 특징 포스트모더니즘은 ‘포스트-모던-이즘’ 곧 ‘근대 이후 사상’이라는 뜻입니다. 이것은 시기적으로 근대 이후에 왔으며 사상적으로는 근대를 계승하고..

[포스트모더니즘①]포스트모더니즘이란?

오래 전 사사시대에는 왕이 없었기 때문에 각자의 판단대로 행동했습니다. 오늘날은 모두가 자기 마음대로 살기 위해 왕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권수경 (고려신학대학원 초빙교수) 영화 트루먼쇼 中 너도 옳고 나도 옳고 20세기 중반부터 문학, 철학, 예술에 등장하던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개념이 지난 수십 년 어간에 우리 삶 깊은 곳까지 파고들었습니다. 21세기의 시대정신으로 자리 잡은 이 사상은 초고속 문화 매체를 통해 우리의 사고방식, 인간관계, 심지어 사회구조까지 금방 장악할 태세입니다. 그리스도인인 우리도 이 흐름을 벗어나기 쉽지 않습니다. 교회에서도 벌써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 자녀들은 휴대폰이나 SNS 등을 통해 더 큰 영향을 받고 있으므로 이 사조의 실체를 정확하게 ..

[하나님나라①]왜 하나님 나라 복음이 필요한가?

바울이 회당에 들어가 석 달 동안 담대히 하나님 나라에 관하여 강론하며 권면하되, 어떤 사람들은 마음이 굳어 순종하지 않고 무리 앞에서 이 도를 비방하거늘, 바울이 그들을 떠나 제자들을 따로 세우고 두란노 서원에서 날마다 강론하니라. 두 해 동안 이같이 하니 아시아에 사는 자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다 주의 말씀을 듣더라. 하나님이 바울의 손으로 놀라운 능력을 행하게 하시니, 심지어 사람들이 바울의 몸에서 손수건이나 앞치마를 가져다가 병든 사람에게 얹으면 그 병이 떠나고 악귀도 나가더라. (사도행전 19:8-12) 노종문(전 IVP 편집장, 좋은나무 편집주간) 이 말씀은 사도 바울이 전도 여행 중에 에베소 지역에 머무를 때 있었던 일에 대한 기록입니다. 이 말씀에서 우리는 첫째로, 사도 바울이 전한 복음..

자유의지 논쟁의 시작과 현재

자유의지 논쟁의 관건은 우주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건이 물리 법칙에 따라, 즉 물리적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면, 어떻게 행위자의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할 수 있느냐이다. 이 문제가 신경과학이나 물리학의 발전에 의해 해결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지만,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본문 중) 김남호(울산대학교 철학과) ‘리만 가설’은 수학계의 대표 난제로 알려져 있다. 철학에 그런 난제가 있다면 무엇일까? ‘자유의지 논쟁’은 철학계의 난제 중 난제로 손꼽힌다. 그러나 수학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그 난해함의 종류도, 역사도, 그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함의하는 바도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우선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자유의지를 학자마다 조금씩 다르게 정의한다는 데에 있다. 왜냐하면, 자신이 지지하는 견해에 ..

그의 죽음과 부활, 그리고 우리의 애틋한 기억

우리가 이 본문을 읽고 또 읽으면 우리에게는 기억이 창조된다. 위에서 관찰한 것처럼 기억은 사실적 경험과는 다르다.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직접 보고 만지지 못했어도, 말씀과 성령의 권능은 공시적 읽기가 우리 자신의 생생한 경험과 같이 되도록 기억을 창조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감격스럽게 예수가 나에게 행하신 다음 기억을 되살릴 수 있다. (본문 중) 기민석(한국침례신학대학교 교수, 구약학) 기억. 오래전의 일이고 마음에서 사라져 가는 것일까? 아마 그렇다면 기억이라고 부르지 않았을 것이다. 시간이 가도 지워지지 않는 것, 사진이나 영상처럼 되살아나 오히려 시간이 가도 더 생생해지는 것을 기억이라 부른다. 그런데 기억이 늘 행복한 것은 아니다. 정말 싫지만 사라지지 않고 스토커처럼 쫓아다니는 기억이 있다..

저 역시 소년범을 혐오합니다

형사미성년자 기준 연령을 하향하라는 요구는 결국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을 더 오래, 많이,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엄벌주의 강화에 대한 요구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에 대한 논의에 앞서 그것이 실질적으로 엄벌을 위한 효과 있는 수단인지가 의문이다. 단순히 형사 처벌을 받을 가능성을 규정하는 것과 실제로 엄한 형벌이 부과되는 것 사이에는 매우 큰 간극이 있다. (본문 중) 우미연(기윤실 청년위원, 변호사) “저는 소년범을 혐오합니다.” 최근 공개된(2022. 2. 25.) 넷플릭스 드라마 의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한 판사 심은석(김혜수 분)의 말이다. 소년보호재판을 담당한 판사들과 소년범의 이야기를 다룬 이 드라마는 공개 직후부터 화제가 되면서 소년 범죄에 대한 진지한 사회적 관심을 끌어냈고 공론의 장을 마련하..

사랑을 고백하시는 하나님

주간 평화교회 105호| 사랑을 고백하시는 하나님 1. 3박 4일간 지리산에서 침묵 피정이 있었다. 대침묵 둘째 날 점심이 마침 설거지를 담당하는 날이었다. 설거지를 마치고 나오니, 때마침 잘 내려진 원두커피가 있었다. 텀블러에 커피를 담고, 킷캣 하나를 들고 마당으로 나왔다. 나무 그늘 밑 의자에 앉으니, 약간의 노동이 선서하는 근육의 나른한 기운이 묘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비온 다음 날이라 풀냄새를 머금고 불어오는 바람이 온 몸을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있었다. 새소리를 들으면서 킷캣을 한 입 베어 물고,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따뜻한 커피에 녹아내리는 초코렛의 맛을 느끼는 순간, 교부 오리게네스(c. 184- c.254)의 고백이 떠올랐다. 2. “주님께서 청각, 시각, 촉각, 미각, 그리고 모든 감..